휴먼다큐 사노라면 617회 : 맛있어서 데굴데굴~ 소문난 서포 굴 수확하는 .. | 재방송 다시보기 공식영상 보러가기

서포 굴 엄마와 울보 효녀# 정 넘치는 바닷가 마을의 굴 엄마와 울보 효녀
하늘과 바다의 도시, 경남 사천의 서포면에는 일과 사랑에 빠진 모녀가 산다. 정 많은 일쟁이 엄마 이춘선(76세) 씨와 4남매의 홍일점, 울보 딸 서시영(50세) 씨가 그 주인공이다. 서포 굴은 조차(潮差)로 바닷속에 잠겼다 나오기를 반복하며 알은 작지만, 탱글탱글하고 향이 진하다. 진한 향만큼이나 모녀의 사이도 더욱 진하게 익어가는 중이다.
모녀는 겨울이 되면 굴과 낙지 작업에 매진한다. 18년 전, 운송일을 하던 남편의 사업 실패로 귀향한 딸은 부모님의 바닷일을 돕다 5년 전부터 굴 양식장을 운영 중이다. 그렇게 물 때에 맞춰 딸 부부가 굴을 채취하면, 엄마는 새벽부터 작업장에서 굴을 깐다. 매일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부모님 곁을 지키며 힘차게 살아가는 효녀 시영 씨다.

# 인생도, 외모도 똑 닮은 판박이 모녀
매일 새벽 3시에 기상해 염소 밥 주랴, 고들빼기 수확하랴, 굴 까랴 24시간이 모자란 엄마. 사천에서 나고 자란 춘선 씨는 스무 살에 중매로 옆 마을 총각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이뤘다. 하지만 가난한 살림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남해와 부산을 떠돌며 무려 14번의 이사를 하다 고향에 돌아왔다. 그때부터 남편과 같이 바닷일을 하며 억척스럽게 일하며 4남매를 위해 모진 삶을 견뎌왔다.
그런 엄마와 키와 외모, 급한 성격까지 빼닮은 4남매 중 홍일점인 둘째 시영 씨는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8살부터 굴을 까고, 집안일을 도맡았다. 하지만 힘든 내색도 하지 않고 오히려 억척스럽게 일하는 엄마가 안쓰럽게 느껴지는데... 비록 큰 빚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자신을 따스하게 품어준 부모님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며 살뜰히 챙기는 중이다.

# 낙지가 뭐길래~ 적은 포획량 때문에 기죽은 딸
올해 첫 낙지 주낙에 나선 딸 부부. 아버지의 배를 물려받아 낙지를 잡은 지 4년 차인 초보 어부다. 굴 수확에 전념하다 보니 남들보다 늦게 나온 낙지 조업. 게다가 오랜만에 조업이라 그런지 잦은 실수를 연발하는 남편 때문에 시영 씨는 불안하기만 한데... 아니나 다를까, 줄줄이 달려오는 낙지와 주꾸미를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것도 잠시, 생각보다 적은 양에 속상하기만 하다.
그렇게 조업을 마치고 가족 식사에 참석한 딸.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큰아들과 막내아들에게 낙지 포획량을 묻는 엄마. 100마리 이상 잡은 두 아들과 달리 딸 부부는 늦게 조업에 나선 탓에 적게 잡아 눈치만 본다. 사위에게 조업을 일찍 나가라 닦달하는 엄마. 그게 다 고생하는 딸 위해 하는 잔소리라는 걸 이해하지만, 서운함이 밀려오는 딸이다.

# 눈물샘이 마르지 않는 딸, 천하무적 일쟁이 엄마가 병났다!
오늘도 부지런히 굴을 까는 딸. 정해진 양을 맞춰야 하기에 쉴 틈이 없다. 그런데 오늘따라 어딘가 허전한 기분이 든다. 그 이유는 하루 네다섯 번씩 딸을 보러 오는 일쟁이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걱정되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보지만 돌아오는 건 연결음뿐이다.
서둘러 부모님 댁을 찾은 딸. 그런데 엄마가 고된 일로 몸살에 걸려 누워있는 게 아닌가. 힘든 삶의 유일한 빛이 되어주는 엄마가 아픈 것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자책의 눈물을 흘리는 딸... 과연 울보 효녀는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