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549회 : 능선의 최정상! 이런 곳에 자연인의 집이..... | 재방송 다시보기 공식영상 보러가기

고립무원의 자유 자연인 서옥선‘100년도 못살면서 1000년을 걱정하지 마시고, 모든 근심 걱정 이곳에서⋯’
자연인 서옥선(72) 씨의 힐링 장소, 산중 사우나 문 앞에 적힌 글귀다.
흙냄새 풀풀 나는 그 산골 집을 찾아가려면 산 아래부터 집까지 꼬박 왕복 한 시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땀이 날 무렵, 개 호순이와 윤택을 마중 나온 수줍은 얼굴의 그녀를 만났다.
1·4 후퇴 때 자식 둘을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그녀의 부모님. 터전을 마련하고 남은 가족들을 마저 데려올 생각이었지만, 결국 만날 수 없게 되었고 그 난리에 그녀가 태어났다. 강원도 산골에 터를 잡고서 연애 반 중매 반으로 마을 청년과 결혼한 옥순 씨. 농사꾼이었던 남편을 따라 밭일하거나 품을 팔며 젊은 시절을 보냈는데, 평생 시골에서 자란 그녀가 갑자기 도시에 가게 된 건 남편을 따라서였다. 시골과는 다른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그녀는 첫 직장으로 전자제품 도장 공장에 취업했는데. 나름 꾀부리지 않고 성실히 일하며 도시 생활에 적응했다. 그리 특별한 일도 불행한 일도 없이 평온하던 날이 깨지기 시작한 건 정년퇴직을 2년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를 당해버린 일이었다. 옆자리 동료에게 인사도 못 하고 정리당한 야박한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그녀.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할 정도로 배신감을 느꼈기에 해고를 당한 지 2개월 만에 그녀는 먼저 떠난 남편이 사는 산으로 주저 없이 짐을 꾸렸다. 계획 없이 갑자기 떠나온 산중은 그녀에게 불편함과 두려움을 주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미를 가졌기에 땅에 씨앗을 심고 밭을 일구며 주변을 돌보기 시작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금세 산에 안겼다. 오히려 먼저 온 남편보다 그녀가 더 산 생활을 자유롭게 누리기 시작했다는데.
봄 내음 가득한 머위꽃 튀김과 달래 무침. 개복숭아 발효액을 섞은 고추장 양념으로 노릇노릇하게 구운 북어구이까지 그녀의 여린 두 손으로 산중 별미가 순식간에 완성된다. 자연인의 몸보신을 위해 잉어 잡기에 도전한 윤택! 셀 수 없이 모여든 개구리 밭 구경까지 고요한 산중에서도 하루가 빠르게 흘러간다는데. 봄의 꽃내음을 닮은 자연인 서옥선 씨의 이야기는 23년 4월 12일 밤 9시 10분 방송되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