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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667회 재방송 교양 다시보기
엄마의 숲 자연인 이향숙 MBN 250730 방송 산골, 맛의 위로 자연인 김용회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운 개울가. 손만 담가도 미꾸라지가 쏙쏙 잡히던 그곳에, 다시 집을 지은 남자가 있다. 어릴 적 몸보다 커다란 바위 위에서 밥을 먹던 기억을 따라, 김용회(60) 씨는 그 바위 앞에 비닐하우스로 거처를 만들었다. 그 여름, 그 바람, 그 밥상 위의 추억이 지금의 그를 다시 살게 했다. 어머니가 산초 열매 넣고 끓여주시던 추어탕, 방풍 뿌리를 넣은 대통 약밥, 복분자와 꿀을 섞어서 만들어낸 수박화채. 그때는 몰랐던 그 맛이, 이제는 삶을 위로한다.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진짜 여름의 손맛이다. 한때 그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무역 비즈니스를 꿈꿨다. 유창한 일본어로 계약을 따내고, 가족에게 든든한 가장이 되는 인생을 상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를 여러 차례 꺾었다. 비자 문제로 돌아와야만 했던 일본 유학, 폐 질환으로 그만둬야 했던 제련소 일, 강박으로 힘들었던 시내버스 기사, 맞지 않는 성격 탓에 접어야 했던 사무직과 영업직. 그렇게 스스로를 탓하며 치열하게 살아왔고, 마흔 즈음 거제도에 모든 걸 걸고 관광 사업을 시작했지만, 경기 침체와 함께 전 재산을 잃었다. 그때 그가 진짜로 잃은 건 꿈이었다. 이루지 못한 자책과 무력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에 짓눌려 있던 용회 씨는 아내와 함께 정육점을 하며 버텼다. 그러다 문득, 도시의 회색빛 속에서 자꾸만 떠오르는 초록빛 산골이 있었다. 아버지가 팔았던 고향 땅을 삼고초려 끝에 되사고, 결국 그리움 속의 바위 앞에 다시 집을 짓기로 했다. 텃밭에 뿌린 작물은 심는 족족 시원시원하게 열매가 맺히고 성과를 맞이한다. 도시에서는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산골에 오고 난 뒤 하는 일마다 성공의 단맛을 느끼며 매일 즐겁게 보낸다는 용회 씨. 그는 다시 땅을 일구고 밥을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몸은 낫고 마음은 편안해졌다. 잊고 지낸 여름을 되찾은 기분이었다. 죽순을 캐던 숲, 미꾸라지를 잡던 개울, 바위 위의 밥상. 자연은 그렇게, 변해버린 김용회 씨의 마음을 조용히 감싸 안았다. “다시 먹기 시작했다는 건, 다시 살아보겠다는 뜻이죠.” 그가 자연에서 새로운 시작을 결심한 이유다. 산속에서 삶의 이유를 되찾은 자연인 김용회 씨의 이야기